문화란 무엇인가?

  • 2020.02.20 17:00
에디터초이스
문화란 단어에 내포하는 ‘정신성’과 ‘개별성’은 어떻게 생겨났는가?

‘한국 문화’, ‘문화 예술’, ‘문화인’, ‘이문화’, ‘문화재’ 등, ‘문화’라는 단어는 여러 뉘앙스로 사용되는 다의적인 단어이다. 그렇기 때문에 화자와 청자에 따라 그 의미가 상이해 지고, 명확하지 않은 의미로서 전달되는 경우가 있다.

영국의 철학자이자 문화 비평가의 거인인 테리 이글턴 (Terry Eagleton / 1943~ ) 의 의론을 중심으로 ‘문화’라는 개념을 정리해 보자.

문화, 즉 Culture라는 어원부터 살펴 보면, ‘키우다’, ‘살다.’, ‘숭배하다.’, ‘지키다.’의 의미를 가진 라틴어 ‘Colore’로부터 시작한다. 어원의 시점으로부터 ‘키우다.’라는 의미가 있는 것처럼, ‘Culture’에는 ‘문화’ 뿐만 아니라 ‘교양’, ‘수양’, ‘육성’의 의미도 있다. 이는 ‘자연적인 상태로 있는 것을 키우는 것이 Culture.’가 된다. 즉, 기본적인 의미의 Culture란, 인공적 (자연 가공 포함) 이며, 그로 인해 일절 사람의 손이 묻지 않은 ‘자연’과는 대치된다.

또 하나, ‘문화/Culture’와 대치되는 개념인 ‘Civilization’이 있다. 주로 ‘문명’이라 번역되지만, ‘세련’이라는 뉘앙스도 있다. ‘문화/문명’이 의미하는 것은 시대와 발언자에 따라 크게 변하므로, 한 마디로 정리하기에는 어렵지만, 주류로서는 하기와 같은 2가지의 경향이 있다.

1) 문화 = 정신적 / 문명 = 물질적
2) 문화 = 개별화, 다양화 / 문명 = 보편화, 통일화

먼저 전자, ‘문화/문명’을 ‘정신적/물질적’으로 보는 의견부터 확인해 보자. 19세기의 Civilization은 ‘현전에 있는 사회 생활’을 뜻하는 단어로 사용되었지만, 자유주의자들이 불어의 ‘Culture’라는 단어와 함께하여 ‘현전에는 없었지만, (앞으로는) 있어야 하는 사회 생활.’을 뜻하는 단어로서 사용되기 시작한다. 그렇게 되면 Civilization은 현전에 있는 사회 생활 내 매너(상식, 예절 등)라는 뉘앙스를 갖게 되며, 이에 따라 매우 실리적, 물질적인 진보를 이루게 된다. 반대로 Culture는 정신적이며 고결한 뉘앙스를 갖게 된다. 이것이 문화에 대한 ‘고상한 인상’의 시작이다.

다음으로 후자, ‘문화/문명’을 ‘개별화, 보편화/다양화, 통일화’로 보는 의견이다. 앞서 언급한 물질적인 ‘문명 Civilization’을 중시하는 흐름은, 현재의 ‘글로벌리제이션 globalization’에 이어지고, 전 세계로 하여금 ‘획일화’를 갖고 오게 한다. 그에 대항하 듯, Culture라는 단어를 중심으로, 각자의 민족이나 지역이 가진 문화의 개별화, 다양화를 중시하게 되는 역설이다. 이것이 ‘~문화’라는 생활 양식이나 전통 등을 칭하는 용법의 시작이다.

고상한 Culture가 주류였었던 시절, 시대의 흐름에 따라 주류에서 벗어나 등장했었던 것을 ‘서브 컬쳐’라 부르고, 이는 종래의 ‘문화’의 의미와는 달리, ‘정신적이지도, 전통적이지도 않은 것으로 보여지는 것.’이지만, 21세기 현재에는 ‘서브 컬쳐’ 또한 하나의 ‘문화’로서 인식이 되어지고 있으며, 이는 ‘문화’의 경계가 애매해 졌음을 뜻한다.
앞으로도 ‘문화’를 하나의 단어를 표하기엔 우리에겐 너무 어려운 난제이지만, 문화는 앞으로도 계속 진화하며 발전해 갈 것은 확실하다.
출처 : 참고 문헌 -테리 이글턴 저, ‘The Idea of Culture.’